중세유럽의 패션: 계급과 권력을 나타내는 의상
중세시기의 의복 대다수는 지극히 단순해서 달랑 직사각형의 천 두장을 늘어뜨려 꿰맨 튜닉을 입는것이 기본 복장 이었습니다.
튜닉과 클로그는 울과 린넨을 옷감으로 삼았지만, 특히 더 추운 기후의 유럽 북부 지역에서는 가죽과 모피 옷도 입었어요.
왕족과 귀족은 주고 실크, 벨벳등 고급원단으로 만든 의복을 주로 입었고, 평민이나 농민은 린넨이나 울 같은 비교적 실용적인 원단으로
옷을 만들어 입었습니다.
실크는 지금도 비싼 원단에 속하지만 중세시대 내내 아주 고가의 품목 이었어요.
왕족과 귀족들은 신분과 권위, 평민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값비싼 원단 임에도 입을 수 밖에 없었던 거겠죠?
이와같이 패션에는 사회적 계급, 권력, 정치, 문화적 변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들이 들어있어요.
특히 중세 유럽의 의복은 신분과 권위를 강조하는 역할을 했으며, 왕족과 귀족, 성직자와 평민의 옷차림에는 엄격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476년 로마제국이 명말한 이후 유럽사회는 혼란에 빠졌고, 이주과 정착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패션역시 큰 변화를 겪게 되었어요.
이번 글에서는 중세시대의 역사적 배경과 계급별 패션 스타일, 그리고 현대 패션에 미친 영향까지 한번 살펴볼게요.
목차
- 서로마 제국의 몰락과 패션의 변화
- 중세유럽의 계급별 패션분석
- 중세 후반의 패션변화
- 중세의 법과 패션:사치 금지법(Sumptuary Laws)
- 중세패션과 결혼문과: 웨딩드레스의 기원
- 현대 패션과의 연결: 디자이너 컬렉션 속 중세 패션 요소
오늘도 핀터레스트 보드로 중세시대 패션이 도대체 무엇인지! 먼저 보고 올게요
아래 링크와 연결된 핀터레스트 보드 속 이미지들을 쭉 보시고 오시면 이해가 빠르실 거에요.
이미지를 많이 접할수록 감각이 깊어지고 시야가 넓어지니까 보고 오시는걸 추천 드립니다! :)
1.서로마 제국의 몰락과 패션의 변화
① 서로마 제국 붕괴 이후 패션의 지역별 차이
서로마 제국이 명말한 후, 유럽은 단일한 국가가 아닌 각 민족별 왕국(프랑크, 고트, 노르만 등)이 형성되는 시기로 접어들었어요.
이 과정에서 지역마다 독특한 패션 스타일이 등장했으며, 기후와 생활 방식에 맞춤 실용적인 의복이 자리 잡았습니다.
● 게르만족 패션: 따뜻한 모직 의복, 긴 튜닉과 망토, 가죽부츠
● 프랑크족 패션: 화려한 장신구와 벨트, 남성들은 짧은 튜닉, 여성들은 길고 주름진 드레스
● 노르만족 패션: 단순하지만 기능적인 의복, 짧은 튜닉과 가죽 갑옷, 바이킹 스타일
▶패션에 미친 영향
✔ 각 지역의 기후와 생활 방식에 맞춘 다양한 패션 스타일이 등장
✔ 원거리 무역이 활성화되고, 여행을 다니며 새로운 관습, 기술, 패션을 배우게 됨
이로 인해 다른 문화권의 패션요소가 유럽 전역에 퍼짐
✔ 실용성을 중시한 의복이 귀족 패션에도 반영되기 시작
2. 중세유럽의 계급별 패션 분석
① 왕족과 귀족: 권위를 과시하는 화려한 의복
▶특징
- 비단(Silk), 벨벳(Velvet), 금실 자수(Gold Embroidery) 사용
- 길고 풍성한 소매, 망토(Cape), 퍼(Fur) 장식
- 보라색 & 금색 등 권위를 상징하는 색상 사용
▶왕족의 의복 문화적 의미
- 길고 무거운 망토: 신분이 높을수록 활동성이 줄어야 한다는 의미
- 비싼원단 & 금장식: 부를 과시하고, 평민과의 차별성을 강조
- 왕관 & 보석 장식: 신의 권위를 상징하는 요소
▶현대 패션에 미친 영향
✔ 벨벳 & 퍼 → 고급스러움을 상징하는 패브릭으로 사용
✔ 로열패션(왕실 스타일 패션) → 공식 행사에서 착용되는 롱 드레스 & 망토
✔ 명품 브랜드의 고급 소재 활용 → 명품 브랜드에서 벨벳 & 금장식을 활용한 디자인 출시
② 성직자와 수도사: 종교적 권위를 나타내는 의복
▶특징
- 긴 로브(Robe), 십자가 장식, 단색 디자인
- 흑색 & 백색을 사용하여 겸손함 강조
- 주교(카톡릭 고위 성직자)는 화려한 장식과 긴 가운 착용
▶왕족의 의복 문화적 의미
- 단순한 디자인: 물질적 욕망을 억제하고, 경건한 태도를 유지하는 의미
- 색상의 차이: 주교(빨강 & 보라), 수도사(검정 & 갈색) 등 직급에 따라 차별화
- 모자 & 스태프(지팡이): 성직자의 권위를 상징하는 필수 아이템
▶현대 패션에 미친 영향
✔ 미니멀리즘 & 모노톤 패션 → 검정색 & 흰색을 활용한 절제된 스타일
✔ 로브 스타일 코트 & 가운 디자인 → 성직자 의상에서 영감받은 패션요소
✔ 십자가 장식 액세서리 → 종교적 의미가 패션 아이템으로 변화
② 평민과 농민: 실용성을 강조한 의복
▶특징
- 린넨 & 울 소재 사용(비싼 실크 사용금지)
- 짧은 튜닉(Tunic)과 단순한 디자인
- 기능성을 위한 허리끈(Belt)과 앞치마(Apron)
▶평민 의복의 문화적 의미
- 심플한 옷차림: 노동을 위한 실용성을 반영
- 입을 수 있는 색상 & 원단 제한: 귀족과 평민의 차별화 정책
- 중세 후반, 중산층 성장과 함께 옷의 스타일이 점점 다양해짐
▶현대패션에 미친 영향
✔ 린넨 & 울 소재의 내추럴 스타일 패션 → 편안한 데일리룩으로 발전
✔ 워크웨어 트렌드 → 실용성을 강조한 옷으로 농민이나 작업자들이 레퍼런스가 되어왔음
✔ 루스한 실루엣 & 튜닉 스타일 → 중세 평민들의 튜닉에서 기원
3. 중세후반(12~15 세기)의 패션 변화
◎ 중산층의 등장과 패션의 대중화
12세기 이후, 상업이 발달하고 도시가 성장하면서 상인계층(Bourgeoisie)이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귀족처럼 화려한 옷을 입고 싶어 했으며, 이를 통해 신분 상승을 과시하려 했습니다.
이처럼 당시의 옷을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주는 일반적 기준이었습니다.
하지만 더욱 다양해진 직물과 후드, 벨트, 베일, 장갑, 신발같은 장신구들이 오히려 사회적 신분 차이를 모호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특징
- 본격적인 교역의 시작 → 직물의 종류가 많아지고 여밈을 채우는 수단도 다양해짐. 옷과 장신구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음.
- 패션의 탄생 → 참신함이 생기고 선택의 여지가 늘어나면서 스타일의 변화 속도가 빨라짐. 변화라는 개념이 생겨남.
- 수직베틀이 수평베틀로 대체됨 → 직조속도가 빨라지고 생산성이 높아짐에 따라 옷을 사 입는 비용이 낮아짐. 낭비가 생겨남.
- 재단기술의 향상 → 의복이 좀 더 몸에 딱 맞도록 곡선의 형대를 띠게 됨. 맞춤복의 시대가 열림.
▶변화
- 남성복 변화: 더블렛(Doublet)과 타이즈(Tights)가 유행
- 여성복 변화: 몸을 강조하는 코르셋 스타일이 등장
- 화려한 장식: 자수, 보석, 금속 장식이 늘어남
▶현대패션에 미친 영향
✔ 귀족만 입던 스타일이 점차 대중화됨
✔ 의복의 실루엣이 더욱 극적으로 변화함
✔ 패션을 통한 과시 욕구 증가
잠깐만요!
이 시기에는 귀족들의 패션이 더욱 더 사치스러워 졌어요.
기술의 진보로 직조공들은 과일과 꽃의 대칭 무늬나 기하학적 문양을 자유롭게 넣을 수 있게 되었고,
이탈리아에서는 벨벳을 발명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재밌는 사실이 하나 나옵니다!
여자들은 하이 웨이스트와 작은 가슴으로 길쭉길쭉한 실루엣을 연출했고,
배를 약간 내밀고 엉덩이를 앞으로 뺀 자세로 걷는것이 유행 이었데요.
중세시대 레퍼런스를 찾으면서 여자들이 배를 내미는 그림이 많길래 임신을 한건가? 했더니 이런 이유가 숨겨져 있었어요.
이렇게 배를 앞으로 내밀고 걸으면 직물의 무게를 지탱하고 헤드드레스의 균형을 잡는데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산의 암시를 풍길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재밌죠!!??
끌로 지나치게 많이 장식구멍을 뚫어놓고, 가위로 테두리 무늬를 과하게 넣고,
여기에다 또 옷자락까지 필요 이상으로 길게 해서 말을 타든, 걷든 오물과 진창에 질질 끌리게 하고 다니는데,
이것은 남자만이 아니가 여자들도 마찬가지다..
-제프리 초서, [교구목사의 이야기] 에 나오는 글 일부 입니다.-
4. 중세 유럽의 법과 패션: 사치 금지법(Sumptuary Laws)
"귀족이 아닌 자는 비단을 입을 수 없다!"
중세 유럽에서는 사치 금지법(Sumptuary Laws)이 존재했습니다.
귀족이 아닌 사람이 귀족처럼 입는 것은 사회적으로 적대 용납될 수 없는 일 이었고,
여자들은 머리를 가리고 다녀야 했을 만큼 의복은 개개인의 지위를 대변하는 도구 였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허영과 상류사회의 뻔뻔함이 난무하던 시대였던 때라 사치금지령은 있으나 마나한 규제이기도 했습니다.
● 귀족과 왕족만 금실 자수를 사용할 수 있음
● 상인은 특정 색상의 옷을 입는 것이 금지됨
● 평민들은 모피나 화려한 장식을 착용할 수 없음
▶패션에 미친 영향
✔ 신분에 따라 옷의 소재와 디자인이 철저히 구분됨
✔ 상류층 패션이 더욱 화려해지고 차별화됨
✔ 현대에도 고급 브랜드가 신분을 나타내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과 유사
5. 중세 패션과 결혼문화: 웨딩드레스의 기원
중세 시대에는 결혼식에서도 신분 차이가 패션에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귀족 여성들은 드레스를 바닥에 끌리고 다니며 직물을 얼마든지 살 수 있을만한 부자임을 과시했는데
이것이 웨딩드레스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 귀족 여성의 웨딩드레스: 보석과 금사로 장식된 화려한 드레스, 긴 베일
● 평민 여성의 웨딩드레스: 단순한 린넨 드레스, 화관으로 장식
● 색상의 차이:
- 왕족과 귀족은 금색, 보라색, 붉은색의 드레스를 선호
- 15세기 이후 점차 흰색 드레스가 등장하며 현재 웨딩드레스의 기원이 됨
▶현대패션에 미친 영향
✔ 오늘날 웨딩드레스의 전통이 중세 시대부터 이어짐
✔ 신부가 화관을 쓰는 전통 역시 중세에서 기원
6. 현대 패션과의 연결: 디자이너 컬렉션 속 중세 패션 요소
● 중세 패션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이너 브랜드
- 발렌시아가(Balenciaga) – 2020 F/W 컬렉션 / 중세 성직자의 로브 스타일에서 영감받은 코트
- 돌체앤가바나(Dolce & Gabbana) – 2013 F/W & 2019 F/W 컬렉션 / 금장식과 십자가 패턴을 활용한 귀족 스타일 컬렉션
-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 2013 F/W 컬렉션 / 중세 시대 주교와 성직자들이 입던 흰색 로브 & 화려한 왕관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
- 릭 오웬스(Rick Owens) – 2019 F/W 컬렉션 / 중세 수도사들이 입었던 긴 로브(Robe)에서 영감을 받아 오버사이즈 실루엣을 강조한 디자인
- 디올(Dior) – 2019 F/W 컬렉션 / 중세 유럽 귀족 여성들이 입었던 풍성한 드레스 & 긴 베일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변형
✔ 벨벳, 금장식, 긴 로브 스타일의 코트가 다시 트렌드로 떠오름
✔ 중세 시대의 갑옷에서 영감을 받은 메탈릭 패션이 등장
● 현대 패션에서 발견할 수 있는 중세 패션 요소
중세 패션 요소 | 현대패션 적용 사례 |
벨벳 & 금장식 | 돌체앤가바나의 럭셔리 컬렉션 |
십자가 패턴 | 하이패션 액세서리 & 드레스 |
갑옷 스타일 | 메탈릭 드레스 & 밀리터리 룩 |
수도사 로브 | 발렌시아가의 오버사이즈 롱 코트 |
웨딩드레스 | 엘리 사브 & 디올의 웨딩 컬렉션 |
마무리. 오늘은 중세패션에 대해 조금 자세히 알아 보았습니다.
중세시대의 패션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사회 계층과 권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중요한 도구였습니다.
옷의 색상, 원단, 장식 요소 하나하나가 신분, 직업, 종교적 역할을 나타내는 상징이었으며, 패션을 통해 개인의 사회적 위치가 드러났습니다.
오래전 과거에는 신분이 옷을 결정했지만, 이제는 옷이 곧 나를 표현하는 자기표현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명품 브랜드가 신분이나 자산의 규모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저는 패션이란 그저 자기표현의 도구인 만큼 얼마나 나에게 잘 어울리게 입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 결국, 패션은 타인의 시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과정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어떤 브랜드를 입느냐보다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고, 나만의 개성을 반영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과거에는 신분이 옷을 결정했지만, 지금 우리는 패션을 통해 나를 탐구하고,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가졌습니다.
중세 시대의 패션이 신분과 권력을 나타내는 도구였다면, 현대의 패션은 나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하나의 예술이자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떤 스타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으신가요?